러시아의 무기재고가 마르고 있다(2022.8.14)
※ 이 글은 8월 14일 유튜브를 통해 선공개되었습니다.
2022년 8월 12일 미국의 외교전문지인 포린 어페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의 중동 외교에 악영향을 끼칠지 모른다는 흥미로운 기사가 나왔습니다. 이 기사에 따르면 그 동안 러시아는 중동의 이란과 아랍 에미리트공화국, 그리고 리비아와 같은 국가들에 대한 무기 판매를 통하여 경제적 이익도 거두고 정치적인 영향력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무기라는 것이 특수한 상품이다 보니 거래 당사자의 경제와 안보상 이익을 넘어 정치적인 유대관계가 만들어질 수 있는데, 그 동안 러시아가 이를 활용하여 중동에서 이익을 챙겨왔던 것입니다. 이는 중동 지역의 안보 상황을 예의 주시 해 오던 미국에게 눈엣가시였는데요,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피해를 입은 결과 무기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으며 이로 인하여 수출 물량을 원활히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미국의 입장에서 이는 호재로 볼 수 있는데, 러시아는 그 동안 중동에서 미국의 속을 썩혀온 이란과 같은 나라에게 무기를 판매해옴으로써 미국의 중동 외교에 걸림돌을 만들어왔기 때문이죠. 그러므로 러시아의 영향력이 약화된다는 것은 미국이 중동에서 자신의 정적들을 좀 더 쉽게 다룰 수 있음을 의미하며, 미국을 괴롭혀온 중동 지역의 안보 환경이 보다 안정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 상황은 최근 중동 지역으로 영향력을 넓히려는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터전을 넓힐 기회를 미국에게 제공합니다.
한편으로 저자들은 이러한 상황이 중국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앞서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한 이후 중동 지역에서 발을 빼려는 모습을 보여왔는데, 만약 이와 같은 소극적 모습이 계속된다면 오히려 중국이 이 지역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고 전망한 것입니다.
물론 중동은 인종과 종교 구성이 복잡하며, 과거의 여러 경험으로 인하여 외세를 잘 믿지 않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중국으로서는 그리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에게는 이번 기회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불투명해진 모스크바 경유 일대일로 노선을 우회하는 터키와 이란 사이의 노선을 보전하는 한편, 불안한 자국의 서부국경을 안정시킬 계기가 될 수도 있기에 충분히 구미가 당기는 상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만들어낸 상황의 변화가 중동을 미국과 중국의 새로운 기회의 장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읽어드리는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RUYmeOqYCx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