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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희국제문제연구소
[세계체제론] 미국이 반도체에 목숨을 거는 이유 본문
2022년 8월 9일 미국이 이른바 반도체법이라 불리는 두개 법안에 서명했습니다. 이 법은 미국내 반도체 산업에 대한 국내외 투자를 활성화하는 법안으로 정책적 성격을 지닙니다.
반도체는 4차 산업시대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 품목이며, 따라서 미국이 이를 확보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반도체 말고도 중요한 것들이 많은데, 왜 유독 반도체에 이렇게 큰 관심을 보이는걸까요?
오늘은 그 이유를 세계체제론의 관점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역사상 제국들은 당대 가장 중요한 자원을 통제하는 힘을 가졌습니다. 스페인은 노예를, 네덜란드는 향신료를, 영국은 섬유를 통제할 수 있었고, 그러한 통제력을 바탕으로 획득한 경제력을 투자하여 막강한 군대를 양성하고 세계를 제패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의 사회학자 이마누엘 월러스타인은 그가 제안한 세계체제론에서, 세상은 중심(core)과 주변(periphery), 그리고 그 사이에 존재하는 완충지인 반주변(semi-periphery)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공간을 구분하는 기준으로는 산업과 자본의 성숙도 그리고 주변부 국가들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의 여부를 제시했습니다.
쉽게 말해 중심부 국가들은 힘쎄고 부유한 나라이고, 주변부 국가들은 약하고 가난한 나라이며, 반주변 국가들은 주변부에서 한 단계 진보했거나, 몰락한 중심부 국가라는 겁니다.
월러스타인은 이러한 구획을 나누는 중요 요인을 핵심 기술이라 보았습니다. 핵심 기술은 중요 자원에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하며, 국력의 증가와 이를 통한 영향력 확대를 가능하게 합니다.
스페인의 함포, 네덜란드의 조선술, 영국의 방적 기술이 각각 노예와 향신료 그리고 면화의 확보에 도움을 준 것입니다.
이 기술들은 장기간의 투자와 노하우를 요구하기에 모방이 어렵고, 따라서 당대의 패권이 지속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제공합니다. 이 시간 동안 패권은 반주변이 기존의 핵심기술 격차를 좁혀오는 동안 창조적 파괴를 통한 혁신으로 격차를 쇄신할 수 있습니다.
만약 패권이 혁신에 실패할 경우 반주변이 새로운 중심이 되어 패권을 차지하는 상황을 허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패권은 반주변이 기술 격차를 좁히는 것을 방해하거나, 기를 쓰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려는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 시대는 반주변 국가의 대표주자인 중국이 미국이 차지하고 있는 중심으로 들어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상황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미국이 이를 막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시대의 핵심 자원은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제품들에는 빠짐없이 탑재되는 반도체이며, 특히나 높은 기술 수준을 요하는 고성능 반도체가 중요시 됩니다. 첨단 기술이 반도체라는 핵심 자원을 통제하는 변수로 작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미국이 이번에 서명한 반도체 법안과 'CHIP 4' 라 불리는 반도체 동맹은 중국이 중심부로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미국이 펼치는 영향력 유지 전략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CHIP 4 동맹은 미국이 핵심기술을 통제하고, 한국과 대만, 그리고 일본이 생산과 소재를 담당하는 역할 분담을 골자로 합니다. 미국이 반도체 생산의 핵심에 해당하는 기술을 통제하며, 생산의 주체인 동맹이 중국과 협업하는 것을 막아 중국의 반도체 기술 개발을 지연시키겠다는 것입니다.
반도체에 걸린 미국의 이해관계를 볼 때 미국이 반도체 외교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중심도 반주변도 아닌 애매한 위치에 있는 우리나라가 이번 계기를 통해 무엇을 얻을 것 인가에 대한 고민일 것입니다.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강국이지만 미국이 장악하고 있는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서는 허약한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진행 중인 일련의 상황이 미국이라는 동맹과의 협력 속에서 우리만의 전략적 영역을 넓혀 나가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읽어드리는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4WgeisJATY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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