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북핵
- 미중패권경쟁
- 선출인단
- 미중관계
- 핵무기
- 한반도
- 서희연구소
- 스티븐 월트
- 조셉나이
- 현실주의
- Mutually Assured Destruction
- 방기와 연루
- 우크라이나
- 승리연합
- 국제정치이론
- 미중군사력
- 국제관계
- 공격적현실주의
- 미중경쟁
- 위협의 균형
- 북한
- 반접근지역거부
- 3불1한
- 안보동맹
- 동맹정치
- 국제정치
- 과거사왜곡
- 남중국해
- 러시아
- 연성권력
- Today
- Total
서희국제문제연구소
별들의 전쟁: 미국과 중국의 우주 안보 경쟁 본문
2022년 3월 미국 국방부 산하 첩보부대인 국방정보국(Defense Intelligence Agency)이 우주 안보에 제기되는 도전들(Challenges to Security in Space)이라는 보고서의 개정판을 내놓았습니다. (관련자료: https://www.dia.mil/Portals/110/Documents/News/Military_Power_Publications/Challenges_Security_Space_2022.pdf )
보고서는 지난 2년간 중국과 러시아가 운영 중인 위성의 숫자가 약 70퍼센트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의 우주 기술은 NASA를 비롯한 정부 부문에 대한 예산 감축으로 인하여, 발전이 정체되어 왔습니다. 이 시기를 틈타 중국이 공격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미국을 바싹 추격해온 것이죠. 2019년에는 창어 4호가 달 뒷면에 착륙하였으며, 2020년에는 천문 1호가 화성으로 향했고, 몇 개월 후에는 창어 5호가 달 탐사를 마치고 귀환하였습니다.
우주 산업은 특성상 최첨단 기술이 동원되며, 막대한 투자가 수반됩니다. 웬만한 강대국이 아니면 쉽게 명함을 내기 어려운 분야입니다. 그래서 국가들은 강대해진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하여 우주를 활용해 왔습니다.
냉전 시기 소련은 1957년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하고, 1961년에는 유리 가가린이 인류 최초로 유인 비행에 성공하며 과학기술 강국으로서의 지위를 대외에 과시했고, 이는 미국에게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이것이 1958년 미국이 NASA를 설립하게 된 배경입니다.
위성 기술은 핵탄두를 탑재하여 투발할 수 있는 대륙간 탄도미사일 기술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따라서 군사적 의미도 매우 깊습니다.
앞서 상호확증파괴에 대하여 설명드린 바 있는데요, 자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국가에게는 자신의 손발을 묶는 상호확증파괴가 달갑지 않을 겁니다. (관련글: https://seohee2022.tistory.com/7)
상호확증파괴(MAD)가 뭔가요? : 핵무기가 주는 역설적 평화
읽어드리는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KyT29buzP-M 옛날에 우리 어른들은 너죽고 나죽자라는 표현을 많이 쓰셨더랬죠. 이런 표현은 국제정치에서 실제로 개념화되었는데요, 영어로는 MAD라는 약
seohee2022.tistory.com
이를 타개하고자 미국은 1983년, 레이건 행정부 시기 전략방위구상(Strategic Defense Initiative)을 발표하고, 추진한 바 있습니다. 세간에서는 이를 스타워즈(Star Wars) 계획이라 부르기도 하였습니다.
스타워즈 계획은 날아오는 핵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대공방어 기술의 개발이 목적이며, 상호확증파괴 상황을 미국에게 유리하게 가져가려는 의도가 있습니다. 우리의 미사일이 상대에게 적중하고, 상대가 쏜 미사일은 모두 격추된다면, 전쟁은 하지 않아도 끝난 것이나 다름 없을 겁니다. 스타워즈 계획이 성공할 경우, 상호확증파괴는 일방확증파괴가 되는 것이죠. 소련으로서는 소름이 돋을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사실 스타워즈 계획은 당시의 관점에서 볼 때 허무맹랑한 면이 많았습니다. 위성에서 발사되는 레이저 빔이나 화학 광선, 중성자포와 같이 공상과학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기술들이 거론되었습니다. 막대한 예산이 들 것임이 뻔하고, 실제로 구현이 될지도 미지수였습니다. 그래서 당시 스타워즈 계획을 두고 국제정치학자들 사이에서는 상이한 해석이 존재합니다.
먼저 스타워즈 계획이 실제 방어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 구상된 것이 아니라, 소련을 압도하여 미국과의 협상에 보다 타협적인 태도로 임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해석이 존재합니다. 이 해석은 상당한 타당성을 지닙니다. 실제로 소련은 이 계획에 대하여 깊은 우려를 표현한 바 있으며, 이는 고르바체프가 레이건에게 보낸 서신에서도 드러납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은 본 계획에 대하여 소련이 느낀 압박감을 잘 보여줍니다.
또 다른 해석으로는 레이건이 스타워즈 계획을 실제로 믿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소련의 핵미사일을 원천 봉쇄하여, 냉전을 유리하게 가져가겠다는 의지가 이 계획을 추동하였다는 것입니다. 스타워즈 계획은 현재 미국이 주도하는 미사일 방어체계(MD: Missile Defense)의 전신이 되었으며, 미국의 대전략에 중요한 일부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두 해석 모두 나름의 타당성이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번에 미국이 발표한 보고서에도 스타워즈 계획의 흔적이 드러납니다. 보고서에는 대우주 공격 및 방어 수단에 대한 소개가 나옵니다. 위성을 이용한 전파 교란, 고주파 무기, 스파이 위성 등에 대한 언급이 있으며, 물리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다른 위성을 이용하여 적대 국가의 위성을 무력화시키는 수단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4차 산업 시대의 키워드는 연결성이며, 이러한 연결은 전자통신과 인공위성에 크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핵무기와 미사일 방어 또한 모두 인공 위성에 상당한 의존을 보이고 있으며, 핵무기의 감지, 추적, 격추의 전 단계에 걸쳐 일어납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상대보다 앞선 위성 기술을 보유할 경우, 핵무기의 발사와, 방어에 필요한 정보체계를 마비시킴으로써 상호확증파괴 상황에 비대칭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중국은 이러한 기술을 정보 전쟁 수행을 위한 핵심 요소 중 하나로 이해하고 있으며. 이들 중 일부는, 수년 내 상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술의 발전이 이루어지며, 과거 허무맹랑한 것으로 여겨졌던 것들이 이제 현실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바라보는 주변국들의 심경은 복잡해져만 갑니다.
21세기, 우주를 둘러싼 경쟁은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 경쟁은 강대국으로서의 위신과 국가 자부심뿐만 아니라, 경제 및 안보와도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미국과 중국의 전략 경쟁, 그리고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러시아와 국제사회의 첨예한 갈등은 우주에서의 안보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 것입니다.
철학자 칸트의 묘비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새겨져 있습니다.
“생각하면 할수록 나에게 경외심과 두려움을 주는 두 가지가 있다.
그것은 내 위에서 빛나는 하늘의 별들과 내 안에 있는 도덕법칙이다.”
이제 그 별들이 인간에 의해 지구에서 쏘아 올려져 어두운 밤하늘을 수놓습니다. 소리 없는 별들의 전쟁이 우리의 눈앞에 펼쳐집니다.
읽어드리는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zAMNixIFc50
'국제시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중 관계와 북한의 딜레마 (0) | 2022.09.13 |
---|---|
핵무기와 북한에 존재하는 두개의 생명: 그들이 핵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 (0) | 2022.09.13 |
미국에게 불리해지는 남중국해 정세: 동남아 국가들의 모호한 태도 (0) | 2022.09.13 |
엔화 약세가 지속되는 원인 (0) | 2022.09.13 |
줄어드는 미국과 중국의 군사력 격차 (0) | 2022.09.13 |